Quake 시리즈와 Unreal 시리즈로 각각 FPS 게임의 양대산맥으로 자리매김 함과 동시에 가장 테크니컬한 제작집단으로 유명한 id Software 와 Epic Games. 이 두 집단의 iOS 진출은 여러모로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습니다. 그들이 이토록 화제를 불러모은 이유는 단순히 그들의 네임 밸류 문제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공개한 결과물들이 단번에 지금껏 iOS 게임으로서는 상상할 수 없었던 수준의 그래픽을 선보였었기 때문이었습니다.

주인공이었던 id 의 Rage 에 이어 Epic 의 Infinity Blade 가 드디어 앱스토어에 런칭되었습니다. 보고도 믿을 수 없는 압도적인 퀄리티. 이제 iOS 게임들의 미래를 예측해 볼 시간입니다.
 

 

압도적인 퀄리티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첫 인상은 정말 "압도"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게임입니다. 큰 주목을 받았던 그래픽은 흠잡을 곳이 없는 것을 훨씬 뛰어넘어 그동안 그 어떤 모바일 기기에서 본적이 없는 차원의 퀄리티를 뽐내고 있습니다. 물론 iOS 언리얼 엔진의 위력을 과시하기 위하여 게임의 틀 조차도 구속해버린 이면도 있지만,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충분히 그동안의 것들과는 차원이 다른 수준에 도달해 있다고 봐야할 것 같습니다. 외적인 비쥬얼만 놓고 본다면, 거의 XBOX360 이나 PS3 의 그것에 견줄정도라 해도 과언이 아닌 수준이니 말입니다.

 

완벽한 연출과 훌륭한 분위기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압도"적인 퀄리티는 단순히 그래픽에만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적과의 전투는 매우 화려할 뿐 아니라, 적절한 완급을 통하여 짜릿하게 펼쳐지며, (비록 그 분량이 거의 없지만) 캐릭터의 성우 연기 및 기합 소리들도 그동안의 다른 것들과는 비교하기에 곤란할 정도로 완벽합니다. 그리고 이 모든 상황에는 훌륭한 BGM이 매우 밸런싱있게 흘러나옵니다. 가령 적과의 전투에서 승리했을때, 승리의 쾌감을 만끽할 수 있도록 플레이어로 하여금 마무리 공격으로 적을 화끈하게 유린하도록 유도하는 것, 그리고 그와 함께 흘러나오는 BGM 등이 인피니티 블레이드 제작진의 조율 능력을 엿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입니다.

 

 

게임의 목적이란?
자.. 그럼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여러분은 게임의 목적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여러가지 답변이 나올수 있겠습니다만은.. 적어도 `게임`이란 이름을 달고 나온다면, 무엇보다도 `재미`에 가장 큰 중점을 두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면에서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사실 괘씸한 녀석이라고 불릴 여지가 있습니다.

천재라 불리우기에 충분한 팀 스위니(Tim Sweeney) 와 아이들(?) 덕분에 사실상 Epic Games 는 단순한 게임제작사라고 불리우기에는 이색적인 면모를 보이고 있습니다. 바로 그들에게는 `언리얼 엔진`이 있기 때문입니다. 언제부터서인가 콘솔이나 PC 게임을 플레이하다보면 심심찮게 "Powerd by Unreal" 를 만나볼 수 있는만큼, 이미 그들은 엔진으로 엄청난 수익을 거두는 회사가 되었습니다. 그렇지만, 지금껏 Epic 은  언리얼 시리즈는 물론 현 세대에서는 "Gears of War" 에 이르기까지 엔진의 우수성을 과시, 홍보함과 동시에 명작이라 불리울만한 게임을 제작해왔습니다. 하지만,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조금 다릅니다.

 

   

게임을 위한 엔진? .....엔진을 위한 게임.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성 내의 최종 보스를 향해 적들과 1:1 전투를 펼쳐나가며 게임이 진행됩니다. 자.. 하지만 여러분이 해야할 것은 오직 적과의 전투 뿐입니다. 좀더 정확히 말하자면, 적의 공격을 방어, 회피하고 공격하는 것 뿐입니다. 이러한 모든 행동은 HUD 상의 아이콘을 터치하거나 화면을 난도질하는 것만으로 이루어집니다. 여러분은 직접 캐릭터를 조작하여 이동하거나 하는 행동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전투 외의 상황은 사실상 거의 정지된 상태이며, 이 순간에 여러분이 할 수 있는 행동은 캐릭터 관리 메뉴에 들어가거나 주변을 둘러보고 아이템을 습득하는 것 뿐입니다.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압도적인 그래픽 퀄리티를 위하여 게임이 추구해야할 근본적인 목적 추구를 포기한 것 입니다. iOS 언리얼 엔진의 위력을.. 그리고 Epic Games 와 ChAIR entertainment 의 역량을 감안한다면,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비록 지금에 미치지는 못할지언정 충분히 그동안의 것들과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비쥬얼을 자랑하면서도, 지금보다 훨씬 즐거운 게임을 만들어 낼 수 있었을겁니다. 자.. 이쯤되면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엔진 홍보를 위한 게임이라는 불명예를 얻더라도 할말이 없을 것 같군요.

 

스스로의 구속. 그리고 그 한계로의 도전.
...변덕스럽게 들리겠지만은.. 황당하게도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재미있습니다. 스스로의 구속한 영역 내에서 실질적인 제작을 담당한 ChAIR entertainment 는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재미를 한계점까지 끌어 올렸습니다. 플래시 게임이라는 비아냥이 있을정도로 단순한 구성이지만, 앞서 칭찬했듯이 완벽한 연출력과 함께 최대한 다양한 요소를 게임에 담아내려고 노력했고, 또 이들을 균형있게 버무려냈습니다.

플레이어는 적들의 공격을 예측하고 방어하거나 회피하고, 직접 공격 또는 마법 등을 이용해 적의 숨통을 끊어야합니다. 비록 단순하지만, 이 숨막히는 눈치싸움은 게임이 진행되어갈수록 점점 더 치열해져갑니다. 인피티니 블레이드는 아쉽게도 굉장히 짧은 게임으로 플레이한지 얼마지나지 않아 최종보스를 만나볼 수 있지만, 여러분은 단번에 그를 처리할 수 없으며, 그의 검에 장렬한 최후를 맞이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플레이어가 이루어놓은 레벨과 장비들을 유지한체, 캐릭터의 아들로 다시 처음부터 게임을 시작하게 됩니다.

 

놓을 수 없는 중독성
"용사 27대손?".... 이렇게 단순함을 지나쳐 다소 황당한 설정을 가지고 있지만, 그래도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대부분의 유저들이 반복하며 플레이할 만한 게임이 될 것입니다. 짜릿한 손맛, 캐릭터 육성에 대한 욕구, 꾸준한 장비 교체 유도, 혈통을 이어나가면서도 적절히 유지되는 게임 밸런스 등등.. ChAIR entertainment 는 그동안 XBLA로 발매했던 언더토우, 쉐도우컴플렉스 에서도 볼 수 있었듯이 확실히 게임에 즐거움을 담아낼 줄 아는 개발사라 보여지며, 인피니티 블레이드도 그 대열에 포함해도 될만한 게임인 것 같습니다.

또한 앞으로 새로운 던전 등 추가컨텐츠가 업데이트 되거나, 게임센터를 통한 멀티플레이가 지원된다면, 인피니티 블레이드의 가치가 더욱 높아질 수도 있을 것 같구요. 실제 플레이어 사이에서 펼쳐지는 눈치싸움. 이거.. 꽤 짜릿하지 않을까요?





Good
1. 압도적인 위력의 언리얼 엔진. 그리고 비현실적일 정도로 정점에 달한 결과.
2. 짜릿한 연출과 호쾌한 손맛과 강렬한 중독성. 절묘한 밸런스.
3. 당분간 이보다 더한 블록버스터 게임을 아이폰에서는 만나볼 수 없다.

Bad
1. Epic 과 ChAIR entertainment 의 역량이라면, 지금보다 더욱 좋은 `게임`을 만들어 낼수도 있었다.
2. 무한루프 플레이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짧은 플레이타임.


Overall
이미 IGN, 포켓게이머 등등 대부분의 게임웹진에서 9점, 또는 만점 행진을 벌이고 있는만큼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대단히 멋진 게임입니다. 그동안 플레이 영상에서우리가 보았던 우려가 잘못 본것이 아님에도.. 그 우려를 최대한 불식시켜버린 이들의 능력에 혀를 내두를 수 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분명.. 한심한 게임 구성에도 불구하고,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재미`가 살아있는 게임이니까요.

물론 열심히 불평했듯이 이들의 능력이라면, 분명 인피티니 블레이드가 더욱 멋진 게임이 되었으리라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습니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미 인피니티 블레이드는 모바일 게임의 새로운 세대를 여는 첫 신호탄으로서 기념비적인 작품이 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당장 빠르면 다음주, 언리얼 엔진을 사용한 또 다른 기대작, 던전 디펜더가 대기하고 있기도 합니다.) 미래를 엿보기 위해서도 좋고, 단순히 즐거운 게임을 만나보기 위해서도 좋습니다. iOS 게임유저라면, 인피티니 블레이드는 어떤 의미에서든 그냥 지나쳐서는 안될 작품입니다. 리뷰 마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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