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열한 경쟁이 예고되는 태블릿 운영체제(OS) 시장에서 애플 iOS가 앞으로 4년 동안 꾸준히 선두 자리를 유지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는 안드로이드가 iOS를 빠르게 추격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2015년까지 iOS의 점유율을 따라잡지는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가 11일(현지시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 iOS는 아이패드2의 성공에 힘입어 2011년 태블릿 시장에서 68.7%의 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아이패드가 83.9%의 점유율을 기록하며 태블릿 시장을 독식하다시피 한 것과 비교하면 점유율이 15% 가량 하락한 것이다. 그러나 올 태블릿 시장이 작년과 비교해 4개 가까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아이패드 판매량은 지난해 1천480만 대에서 올해 4천8백만 대 수준으로 3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예상됐다.

가트너는 아이패드의 거침없는 행보가 2015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가트너가 예상한 2015년 아이패드 판매량은 약 1억3천8백만 대로 2010년 판매량의 거의 10배에 달한다. 시장 점유율도 47.1%로 거의 50%에 육박할 것으로 내다봤다.

가트너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는 2011년 태블릿 시장에서 1천390만 대를 판매하며 19.9%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아이패드의 작년 판매량에 조금 못미치는 수치다. 그러나 이후 안드로이드의 점유율은 빠르게 성장해 2015년에는 38.6%의 점유율로 iOS 점유율을 10% 이내로 추격할 것으로 전망됐다.

가트너는 구글이 안드로이드의 태블릿 버전인 허니콤의 소스 공개를 늦추고 플랫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것이 안드로이드의 파편화를 억제시키겠지만,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는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베르타 코자(Roberta Cozza) 가트너 수석 애널리스트는 “구글이 허니콤에 적용한 새로운 라이선스 모델을 통해 사용자 경험을 훼손하지 않는 최적의 태블릿에만 안드로이드 탑재를 허용하고, 구글에게 더 많은 통제력을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이러한 정책으로 인해) 안드로이드 태블릿의 가격이 스마트폰 시장보다 더 천천히 하락할 것이며, 궁극적으로 시장 점유율을 제한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캐롤라이나 밀라네시(Carolina Milanesi) 가트너 리서치 부사장은 “아이패드에 대한 소비자들과 기업들의 반응을 확인한 이후 수많은 업체들이 태블릿 하드웨어를 제공하고 있지만, 많은 업체들이 아이폰에 대응하면서 했던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들 업체들이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사용자 경험보다 하드웨어를 우선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가트너는 “태블릿은 스마트폰과 비교해도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 사용자 경험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높다”라며 “업체들이 이러한 점을 빨리 깨달아야 애플과 경쟁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가트너의 이러한 예상치는 태블릿 시장에서도 스마트폰 시장과 유사한 시장 흐름이 반복될 것이라는 일각의 예측을 뒤엎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안드로이드가 아이폰의 점유율을 제치는 데 불과 2년 밖에 걸리지 않았다. 첫 안드로이드폰인 HTC G1은 첫 아이폰보다 1년 가량 늦은 2008년 하반기에 시장에 출시됐다. 이후 안드로이드는 2009년 말부터 폭발적으로 성장하기 시작해 2010년 하반기에는 iOS를 제치고 심비안에 이어 2위 플랫폼으로 떠올랐다.

얼핏 보기에는 태블릿 시장도 스마트폰 시장의 초기 양상과 유사한 흐름으로 진행되고 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출시한 지 1년이 지난 현재 안드로이드 진영이 본격적으로 허니콤 기반 태블릿을 출시하고 뒤를 쫒는 형국이다.

단순히 생각해보면 단일 플랫폼으로 단일 제품을 생산하는 애플이 스마트폰 시장에서와 마찬가지로 머지 않아 물량과 점유율에서는 안드로이드에 수위 자리를 내줄 것이라는 예상이 가능하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아이폰은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만큼 뜨거운 인기를 누리고 있지만, 생산량을 늘리는 속도에 한계가 있어 시장 점유율은 제자리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안드로이드 진영은 대부분의 메이저 제조업체가 참여하면서 생산 규모 면에서 iOS를 압도하는 상황이다.

결국 애플이 태블릿 시장에서 2015년까지 50%에 가까운 점유율을 유지할 수 있느냐는 애플이 얼마나 빠른 속도로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느냐에 많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과연 애플은 2015년까지 2010년 아이패드 생산량의 10배에 가까운 생산 규모를 확보할 수 있을까?

이에 대해 이채기 가트너 이사는 “애플이 아이폰에서 생산량을 빠르게 늘리지 못했던 것은 단지 생산 능력이 부족한 것이 아니라 가격 통제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있었다”라고 설명하며 “애플은 수요를 감안해 생산량을 조절할 수 있는 능력이 있으며, 태블릿 시장에서는 경쟁자들이 아이패드의 경쟁력을 단기간에 따라잡기 어렵기 때문에 시장에서 높은 수요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가트너는 노키아-인텔 진영의 미고(MeeGo)와 HP에 인수된 웹OS가 2015년에도 각각 1%와 3%의 점유율을 확보하는데 그치며 고전할 것으로 예상했다.  반면, RIM의 블랙베리 플레이북에 탑재된 블랙베리 태블릿 OS(QNX)는 2015년까지 점유율을 10%로 끌어올리며 iOS와 안드로이드에 이어 3위 플랫폼으로 떠오를 것으로 전망했다.